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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사피엔스 - 유발하라리

반야 Prajna 2021. 8. 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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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야입니다.
오늘은 사피엔스 책 리뷰를 남기려고 합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두껍고, 다방면의 사회지식을 다루는 책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심리를 결합해서 풀어나가며 결국은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목표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남긴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1. 작가 소개 - 유발하라리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박사.
스스로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그는 ‘빅히스토리’를 서술한다. “매우 큰 질문들을 제기하고 여기에 과학적으로 답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총, 균, 쇠>는 보여주었다.”

저자의 전공은 중세 역사와 전쟁 역사로,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 역사에 정의는 존재하는지,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더 행복해졌는지 등 거시적인 안목으로 역사를 보는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2. 책 소개


약 3만 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상에는 최소한 여섯 종의 호모(사람) 종이 있었다. 예컨대 동부 아프리카에는 우리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일부에는 직립원인이 거주했다. 모두가 호모, 즉 사람 속의 구성원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우리 종밖에 남지 않았다.

저자는 이에 덧붙여 사피엔스가 이르는 곳마다 대형 동물들이 멸종했음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생물학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종이다. 생태학적 연쇄살인범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멸망시킨 종이 얼마나 많은지 안다면 아직 살아 있는 종을 보호할 동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종의 역사는 세 가지 혁명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지혁명(우리가 똑똑해진 시기), 농업혁명(자연을 길들여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과학혁명(우리가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이다.

그리고 이 책의 챕터도 1부. 인지혁명, 2부. 농업혁명, 3부. 인류의 통합, 4부. 과학혁명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1) 인지혁명


인간이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에서 지구의 중심으로서 발전할 수 있었던
무수한 생명체 중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원문 발췌)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 수십만이 거주하는 도시, 수억 명을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아마도 허구의 등장에 있었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공통의 신화를 믿으면 성공적 협력이 가능하다. 인간의 대규모 협력은 모두가 공통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 신화는 사람들의 집단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
국가는 공통의 국가적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세르비아인 두 사람은 상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다. 세르비아 민족, 세르비아 고향, 세르비아 국기의 존재를 함께 믿기 때문이다.


2) 농업혁명


저는 이 챕터에서는 인간의 이기심, 잔인함에서 정말 깊은 한탄과 반성을 했어요.
학교에서 배울 때는 농업혁명은 인간이 발전하게 된 정말 큰 계기 이렇게 긍정적인 측면만을 봤었는데,
다른 관점에서 농업혁명을 해석하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원문 발췌)

농경사회는 극히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칼로리를 극소수의 작물을 통해 섭취했다. 오랜 세월 이들 사회는 밀이나 감자, 쌀 등 단 하나의 주식에 의존했다. 비가 내리지 않거나, 메뚜기 떼가 덮치거나, 곰팡이가 주식인 작물을 감염시키면, 농부들은 수천 수백만 명씩 죽어나갔다. 밀은 인간 사이의 폭력에 대한 안전망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
요즘 우리는 풍요와 안전을 누리고 있고 그 풍요와 안전은 농업혁명이 놓은 기초 위에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농업혁명이 놀라운 개선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수천 년의 역사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보다 훨씬 더 대표성이 있는 관점은 1세기 무렵 중국에서 아버지가 농사에 실패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세 살짜리 딸의 관점이다. 아이는 과연 “나는 영양실조로 죽어가지만 앞으로 2천 년 내에 사람들은 먹을거리가 풍부한 세상에서 에어컨이 딸린 큰 집에서 살게 될 테니 나의 고통은 가치 있는 희생이다”라고 말할까?
(…)
어느 종이 성공적으로 진화했느냐의 여부는 굶주림이나 고통의 정도가 아니라 DNA 이중나선 복사본의 개수로 결정된다. 한 회사의 경제적 성공은 직원들의 행복이 아니라 오직 은행잔고의 액수로만 측정된다. 마찬가지로 한 종의 진화적 성공은 그DNA의 복사본 개수로 측정된다.
(…)
진화적 성공과 개체의 고통 간의 이런 괴리는 우리가 농업혁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일 것이다. 우리가 밀이나 옥수수 같은 식물의 이야기를 조사할 때는 순수한 진화적 관점이 타당하라지 모른다. 하지만 소나 양, 사피엔스처럼 각자 복잡한 기분과 감정을 지닌 동물의 경우, 진화적 성공이란 것이 개체의 경험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 종이 집단적으로 힘을 키우고 외견상 성공을 구가한 것이 개개인의 큰 고통과 나란히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될 것이다.

3) 인류의 통합


이 챕터에서는 인간이 현 시점에서 접하는 모든 것, 예를 들면 종교, 국가, 화폐, 문화 등등이 당연한 것인가?
당연한 것인가? Is it natural? Is it normal? 이라고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어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누리는 이 세상은 당연한 걸까?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 중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원문 발췌)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가령 유럽인이 어떻게 아프리카인을 지배하게 되었을까를 연구하면, 인종의 계층은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며 세계는 달리 배뎔될 수 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
역사는 무수히 많은 가능성들이 있는 드넓은 지평을 갖고 있으며, 그중 많은 가능성들은 영영 실현되지 않는다. 세대에서 세대를 거듭하면서 역사가 진행되지만 과학혁명을 비켜가는 흐름도 얼마든지 상상 가능하다. 기도꾜나 로마 제국, 금화가 없는 역사를 상상하는 게 이상할 것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4) 과학혁명


제 기준 정말 best part였어요! 진짜 읽으면서 감탄 뿐…!!!
특히 소챕터 중 “자본주의의 교리” 부분에서 경제학의 전제 “신용”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실체가 없어도 신용이 전제가 되면 파이가 커질 수 있으며,
국가 간에도 경제적 신용을 올리는 것이 국력으로 직결되고,
이로 인해 정부가 경제에 개입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 부족사회와 비교했을 때, 공동체주의 안에서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감은 강했지만
공동체 간 위협 위험 등으로 개인의 안전이 크게 보장되지 않았던 반면,
현재는 자본주의 안에서 국가의 힘이 커지면서 개인의 안전이 보장되지만
개인의 행복도도 올라갔는지 를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챕터 전반적으로 역사의 흐름을 봤을 때 이렇게 흘러온 것 뿐이지
우리가 사는 사회가 정말 당연한 건 아니구나,
내가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온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파고들다 보면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이런 생각을 통해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내 신념과 가치관을 어떻게 정립해 갈 수 있을지.. 조금 막막하면서도 새로운 화두가 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원문 발췌)

국가와 시장은 개인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며,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들 덕분이다. 시장은 우리에게 직업과 보험과 연금을 제공한다. 전문직업인이 되려는 공부를 하고 싶다면, 당신을 가르칠 공립학교가 존재한다. 사업을 하고 싶다면, 은행이 돈을 빌려준다. 집을 짓고 싶다면, 건설회사가 지어주고 은행이 융자를 해주며 여기에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보증을 서주기도 한다. 폭력이 발생하면 경찰이 지켜준다. 며칠간 아프면, 의료보험이 보살펴준다. 몇 개월간 환자로 있으면 사회보장제도가 개입한다. 24시간 보살핌을 원하면, 시장에서 간병인을 고용할 수 있다. 그 간병인은 외부 세계에서 온 낯선 사람으로, 이제는 더 이상 자녀들에게 기대할 수 없는 헌신성으로 우리를 돌본다.

(…)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나?
가족과 공동체는 우리의 행복에 돈과 건강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간에 유대감이 강하고 구성원을 잘 돕는 공동체에 소속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즉 가족이 제 구실을 못하거나 소속된 공동체를 찾지 못한 이들에 비해서 훨씬 행복하다. 결혼은 특히 중요하다. 좋은 결혼은 행복과, 나쁜 결혼은 불행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각종 연구에서 거듭 확인되고 있다.

(…)

삶의 의미 (정말 좋았던 부분!)
아이를 양육하는 일을 예로 들면, 즐거운 순간과 지겨운 순간을 평가하게 한 결과 양육은 상대적으로 불쾌한 일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저귀를 갈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의 짜증을 달래는 일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행복의 주된 원천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무엇이 정말 자신에게 좋은지를 모른다는 뜻일까?
그럴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행복이란 불쾌한 순간을 상쇄하고 남는 여분의 즐거움의 총합이 아니라, 그보다는 개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행복에는 중요한 인지적, 윤리적 요소가 존재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아기 독재자의 비참한 노예’로 볼 수도 있고, ‘사랑을 다해서 새 생명을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 큰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가치체계다. 니체가 표현한 대로, 만일 당신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이든 견뎌낼 수 있다. 의미 있는 삶은 한창 고난을 겪는 와중이더라도 지극히 행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의미 없는 삶은 아무리 안락할지라도 끔찍한 시련이다.



책에서 여러 혁명을 거쳐 인류는 기하급수적인 개체수 성장을 이루었지만,
개인의 행복도를 고려한 방향이었나?를 계속 의문으로 제기한 작가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더구나 인간의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스로의 목표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예나 지금이나 불만족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인 듯하다. (…) 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무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길어지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바이러스 등..
이례적인 어려움을 겪는 지금 현실이 과거 우리의 과보를 받는 시기는 아니인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라는 시간의 순서를 따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진화 방향을 쭉 읽으면서
세계사와 경제사를 국가의 구성원인 인간의 안전욕구에 기인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고,
우리의 안전만큼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 생명체에 대한 안전도 공감할 수 있다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반엔 조금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꼈는데
읽고 나니 책의 내용보다 마무리에 던져진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하기가 더 어렵고 막막하다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인간다움, 신념, 행동, 인간의 힘, 우리의 미래에 대한 물음표들로 가득해졌어요


저자의 다른 책, 호모데우스도 읽고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도 읽다보면
이런 막막한 기분이 조금 정리가 될지 기대하며 다음 책도 읽어볼게요!

이상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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